전문연구요원 군사훈련 후기

August 15, 2021

전문연구요원 군사훈련 후기

올해 1 월에 3 주간 군사훈련을 다녀왔다.

안그래도 강도 낮은 훈련인데 올해부터 3 주로 줄어들었고, 올해 1 월은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 내가 갔을 때는 2 주간 철저한 집단격리를 받았다.

정말 어디가서 얘기도 못할만큼 부끄러운 수준의 강도로 훈련을 마치고 돌아왔기에 (거의 요양수준) 훈련소에서의 경험담을 퍼블릭하게 공유할 생각은 없었는데 최근 코로나가 다시 심해지기도 하고 주변에 훈련소에 가게되는 분들께 여러모로 요긴하게 도움이 되는 것 같긴해서 한 번 정리해봤다.

군사훈련 3 주간의 일기 전문(notion)

이 포스트에는 적당히 요약을 했고 전문은 이 링크에 있다. 전문에는 매 끼니 식단도 적어놨다.

1/14 목요일 (day 1)

  • 입영심사대에서 생활복, 런닝, 팬티, 장갑을 지급받고 대기함
  • 생활관으로 이동
  • 전문연구요원들은 거의 캐리어를 들고옴. 입영심사대에서 생활관까지 가는데 거의 공항을 방불케 함
  • 기내용 캐리어를 들고갔는데 크면 클수록 좋은듯.. 28 인치 캐리어 들고 온 사람도 여럿있었다.
  • 생활관은 이렇게 좁구나.. 옆사람과의 간격이 이렇게 좁을 줄은 몰랐다.
  • 입고 온 옷 그대로 생활하고 씻지도 못하고 잠
  • 불침번도 사복을 입고 진행
  • 잘 때도 마스크 끼고 잠

1/15 금요일 (day 2)

  • 아침 먹고 PCR 검사 받음
  • PCR 검사 나오기 전까지는 화장실이 예약제이다.
  • 점심먹기 전에 24 시간 만에 양치와 세수를 할 수 있게됐는데 너무 개운했다.
  • 자고 일어나니까 시계가 고장났다. 배터리가 없는 것 같다.
  • 시간이 너무 안 간다.
  • 저녁쯤 생활복으로 환복하고 입고 온 옷은 캐리어에 넣어서 관물대 위로 올림

1/16 토요일

  • PCR 1 차 검사 결과는 전원 음성
  • 입소날 걸렸을 확률도 있기 때문에 일주일 후에 2 차 PCR 검사 예정
  • 2 차 PCR 검사 까지는 지금과 거의 동일하게 실내에서 일정 진행한다고 함
  • 1 차 검사 결과가 나왔지만 크게 생활이 달라진 건 없음 (생활관에만 있고 화장실은 1 명씩 예약제)
  • 점심 먹기 전 처음으로 샤워를 함 너무 상쾌하다 → 다들 기분이 좋아보임
  • 처음으로 저녁 점호를 간소화해서 진행함
  • 침구 접어서 각 접는 법 배움
  • 하루종일 큰 일정이 없다

1/17 일요일

  • 오전에 라디오 사연쓰기 작성 → 할 일이 생겨서 다들 재밌게 열심히 씀
  • 내복이랑 생활화를 지급 받음
  • 생활화는 운동화인데 퀄리티가 괜찮다. 그리고 5 매듭법으로 신발끈을 묶어야함 (깔끔하게 하면서 자살방지용이라고 한다)
  • KF94 마스크를 나눠주는데 여러 브랜드가 혼용되서 나옴. 그 중에 ‘ㅋㅌㄷㅇ’ 라는 마스크가 질이 개같다. 안쪽에 보풀이 일어나서 오래 쓰기 어렵고 다들 갖다버림
  • 방상외피 지급 받음 (방한복 상의 외피)
  • 화장실, 세면장 예약제 이용 통제만으로 바빠서 첫 주 종교활동은 없음

1/18 월요일

  • 오전에 정신교육 진행함 → 교육이라기보다는 라디오 형식으로 사연+신청곡 소개하는 1 시간 분량으로 진행함.
  • 창문쪽에 햇빛 들어오는 곳에 시계를 걸어놔봤는데 신기하게도 시계가 살아남. 오늘 하루는 걸어놓으려고 함 → 다시 죽음 → 햇빛을 볼 수 있게 창문쪽에 놔둠
  • 신체검사를 진행함 (소변검사, 흉부 x-ray)
  • 군대예절 수업을 진행. 생활관 안으로 75 인치 티비를 가지고 들어와서 CBT 시청
  • 면도하고 싶다
  • 밥은 생활관에서 먹음. 식판에 비닐을 깔고 손에는 손소독 후 비닐장갑을 끼고 있으면 분대장들이 배식차를 가지고 생활관으로 와서 배식을 해줌. 개인 숟가락만 알아서 씻으면 된다
  • 숟가락 씻기를 내기로 정하는데 게임이 점점 진화함 (가위바위보, 병뚜껑 멀리보내기, 책 펴서 단어 짧은 사람 …)
  • 개인 시간에 계속 독서함 (왕좌의 게임 1 권 다 읽음)
  • 하루에 세면장 다섯번 이용함
  • 나와는 전혀 다른 분야 박사과정 사람들 얘기 나눠보니 신기하고 재밌음

1/19 화요일

  • 오전에 짧게 CBT 시청하고 예방접종 (뇌수막염, 독감, 파상풍) 맞음
  • 오전 내내 시계를 창문 밖에 놔뒀더니 충전이 되고있음
  • 제식훈련 CBT 시청함
  • 정훈교관이 교육을 비대면(방송)으로 진행함
  • 예방접종 때문인지 몸이 나른하고 약간 피곤하다.
  • 저녁에는 산책을 시켜줌. 연병장을 구역을 나눠서 분대별로 걷게해줌
  • 특별 부식으로 프링글스 큰 거 한 통 줌
  • 이 날부터 시계가 잘 돌아가기 시작했다
  • 불침번 때 라이트펜을 이용해서 책을 읽었다. 불침번도 코로나 때문에 생활관 안에 의자를 놓고 앉아서 하는데 라이트펜이 너무 밝아서 자는 사람들 깨울 수 있어서 휴지를 넣어서 밝기를 조절했다.

1/20 수요일

  • 아직 6 시에 일어나는 게 적응 되지 않는다.
  • 생활관에서 제일 나이가 많았던 사람은 34 살이었다. 머리를 안 자르고 입소했는데 아직도 머리를 잘라주지 않았다. (코로나때문에 접촉 최소화하면서 인듯) 머리를 적당히 자르고 오는게 좋은 것 같다.
  • 오전에는 맨손제식 교육 진행함. 훈련복 입고 제식수업을 들으니 비로소 훈련을 하는 것 같다. (물론 생활관에서 진행) 이제부터 조금 피곤해질 것 같긴한데 시간이 빨리갈 것 같고 수류탄이나 사격은 재밌을 것 같다.
  • 시간이 너무 안가서 4 주 훈련 받은 사람들도 대단한 것 같다.
  • 오후에 나머지 정신전력교육을 진행했고 내일 2 시에 시험을 본다고 함.
  • 이제 일과시간에 잘 수 없으니까 불침번 서는게 힘들 것 같다.
  • 조교 중 한 명이 고압적인 태도로 통제해서 사람들이 화가 많이 났다.

1/21 목요일

  • 벌써 2 주차! 몸이 약간 적응했는지 때가 되면 배가 고프고 6 시 기상도 약간 수월해졌다.
  • PCR 2 차 검사를 실시함
  • 오전에 관물대에 있는 개인 장구를 확인하고 본인 사이즈에 맞게 조절하는 법을 배움 (탄띠, 방탄모 등)
  • 정훈평가가 26 일로 미뤄짐
  • 생활관 사람들이 지급받은 옷에 끼워져있던 빳빳한 종이를 모아서 트럼프 카드를 매우 정성스럽게 만들기 시작했다.
  • 커피를 안 마시고 있다. 카페인 성분으로 숙면이나 배뇨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 같기도하고 카누를 그냥 미지근한 물에 타먹는거라 안땡긴다. 나가자마자 아아 사마셔야지
  • 물도 500ml 생수를 생활관 안으로 넣어준다.
  • 화생방 CBT 시청
  • 전투화, 베레모 지급받음
  • 설사를 했다. 우유를 다 마시면 안될 것 같다.
  • 비가 와서 엄청 꿉꿉했다.
  • 전화는 곧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했고 인편은 코호트 격리때문에 조교들도 프린트 하러 갈수가 없어서 빠르면 금요일, 늦어도 다음주 월요일에는 준다고 했다.
  • 머리는 엄청 짧은데 수염은 엄청 길어짐. 살면서 머리는 제일 짧고 수염은 제일 길다!

1/22 금요일

  • PCR 2 차 검사 결과 전원 음성 → 하지만 2 주차가 끝날때까지는 거리두기를 유지
  • 오전에 생활관에서 총기제식을 진행함 → 총이 생각보다 개무거웠다. 총은 처음에는 좀 무서웠는데 계속 들고있다 보니까 친숙해짐
  • 이제 화장실을 분대별로 이용하고 소독도 직접한다.
  • 오늘부터는 불침번을 생활관 밖에서 진행한다.
  • 점심먹고 오후에 화생방 훈련을 진행함
  • 전날 비가 많이와서 화생방 훈련은 실내에서 진행했다. (생활관)
  • 방독면 쓰는 법을 실습하고 평가를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평가가 후해서 다행
  • 화장실 청소를 하게 됨 → 개좆같음
  • 그래도 생활관 사람들이 좋아서 다행이다. 다들 열심히하는데 적당히 열심히하고 나랑 텐션이 비슷해서 다행이다.
  • 오늘은 다들 조금 피곤하기도 하고 시간이 좀 지나서인지 예민해졌다. 새로 합류한 조교들도 좀 까칠하고 다들 코호트격리로 지쳐가는 것 같다.
  • 그러다가 샤워하고나서는 좀 분위기가 풀려서 잘 떠들다가 잤음
  • 화생방 훈련을 하면서 좀 안심이 된게 교육도 설명을 잘해주는데다가 가르쳐주는거 잘 따라하고 몇번 해보면 훈련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 너무 실내에만 앉아있어서 엉덩이에 땀띠가 생겼다. 몇일 엄청 간지럽다가 그 간지럽던 부위 피부가 거칠어졌다. 오래가진 않고 2~3 일 정도 지나니까 없어짐

1/23 토요일

  • 아침에 샤워를 하면서 면도기가 불출되었다. 열 흘 만에 첫 면도!
  • 오전에는 왕겜 읽음
  • 이제 아침에 일어나는게 크게 힘들지 않고 밥 때가 되면 배고파진다.
  • 밖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지 궁금하다.
  • 그린비 가입하는 시간을 줬다. 전화기에 터치스크린이 달려있다.
  • 스케치 촬영을 했다. 조교들이 베레모 각을 몇 번씩 잡아준다.
  • 3~4 시쯤 생활관 대부분이 곯아떨어짐. 어제 훈련때문인지 피곤하기도 하고 주말이라 개늘어짐
  • 저녁먹고 통화를 했다. (7 분) 그린비에 가입하고 충전하는 시간은 따로 준다. 1 초에 0.1 원인가 그래서 최소금액인 5 천원만 충전해도 개남음
  • 저녁 개인정비시간에 옆사람들과 수다 떠는데 정말 오랜만에 원초적인 대화로 원초적으로 웃은 것 같다.
  • 불침번 때 시간이 잘 안간다고들 하던데 나는 이런저런 생각하다보면 1 시간이 금방갔다
  • 불침벌 설 때는 화장실 통제를 따로 하지 않아서 이 때 화장실을 잘 이용했다.
  • 생각보다 IT 계열 종사자가 비율이 높지 않았다. 그래도 네이버, 카카오 한 명 씩 있어서 회사 분위기 같은 것들을 서로 공유해볼 수 있었음

1/24 일요일

  • 오전에는 독서를 하다가 10 시쯤 종교활동을 진행함. 생활관에 앉아서 종교별로 편지를 쓰거나 독서를 하면되고 종교부식으로는 사이다 작은 캔과 초코파이가 나왔다.
  • 오전동안 초성퀴즈로 시간을 때움. 노래 제목으로 초성퀴즈를 했더니 노래가 듣고 싶어졌다.
  • 오후에 추가 전화를 시켜줌. 성하랑 전화했는데 회사가 엄청 바쁘다고 했다. 야근도 많이하고 주말출근도 한다고 했다. 적절한 시기에 잘 온 것 같다. 빨리 나가서 회사가고 싶은 마음도 컸는데 저런 얘기를 듣고나니까 가기싫어졌다 ^0^
  • 사격술 CBT 시청함. 기록사격을 축소사격으로 한다고 함

1/25 월요일

  • 드디어 10 일남음! 나머지 절반의 시작
  • 오전에는 생활관에서 소총 분해, 조립을 교육받음
  • 소총 분해 영상으로 봤을때는 존나 어려워보였는데 막상 해보니까 쉬웠다.
  • 오후에는 처음으로 야외교육장으로 이동함
  • 장구 풀장착하고 총기까지 매니까 꽤 무겁고 힘들었다.
  • 야외교육장에서 엎드려 쏴 자세와 탄창 바꾸는 자세를 배웠는데 꽤 재밌었다. 약간 게임 튜토리얼 같았다. 처음에는 재밌었는데 계속하니까 팔이 좀 아프고 힘들었다. 그래도 견딜만 하게 시킴
  • 무릎보호대, 팔꿈치보호대는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래도 약간 쓸리듯이 아프긴 함. 안했으면 아마 다 까지고 난리났을듯
  • 분위기가 약간 험해졌었다. 아침에 분대장훈련병이 약간 짜증을 냈는데 컨디션이 안 좋았던 것 같다. 훈련때 몸이 안좋아서 계속 쉬고있었다. 그리고 훈련 때 평가 결과에 따라 연대책임이 되는 부분이 생겨서 대놓고 짜증을 내는 사람도 생겼다.
  • 인편을 받았는데 재밌었다. 예전에 써줘야지 하고 안 써준 사람들에게 미안해졌다.
  • 편지에서도 회사가 존나 바쁜게 느껴졌다.

1/26 화요일

  • 사격훈련이 있는 날. 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밥먹고 사격장으로 이동함. 걸어서 40 분정도
  • 비가와서 판초우의를 입고 걸어갔다. (판초우의 입는날은 배로 힘들어진다)
  • 영점사격을 했는데 생각보다 재밌었고 예상외로 잘했다. 3 발씩 3 번 사격했는데 전부 잘 모여서 칭찬받음. 내일 훈련까지는 크게 어려움 없을 것 같다.
  • 비를 맞으면서 이동하고 대기해서 그런지 몸이 너무 피곤해졌다
  • 3 시쯤 생활관 도착하자마자 밥을 먹었는데 전투식량은 존나 맛없음
  • 그 이후 오후에는 딱히 일정은 없었고 샤워하고와서 옷에 가뜸질을 했다.

1/27 수요일

  • 사격훈련 두 번째 날. 오늘도 어제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아침먹고 바로 사격훈련장으로 이동했다.
  • 오늘은 축소사격을 했다. 100m, 200m, 250m 표적을 5 발, 4 발, 1 발씩 25m 거리에서 총 10 발 사격을 했다. 조금 쉽게 간소화 된 거긴 하지만 10 발을 전부 맞췄다. 근데 다들 10 발을 맞추는 건 아닌거보니까 좀 잘 쏘긴 한 것 같다.
  • 사격은 몇 분 안하는 것 같은데 이동이 힘들었다. 편도 40 분정도
  • 오늘 저녁부로 코호트격리가 해제되었다. 내일부터는 아침점호를 연병장에서 하고 화장실, 세면실 이용이 자유로워진다고 했다.
  • 24 시간 단체생활을 하는건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재밌고 편하고 잘 적응했지만 개인공간, 개인시간이 없는게 가끔 확 스트레스로 올 때가 있다.
  • 수류탄, 구급법 CBT 시청을 처음으로 강의실에서 다같이 들었다.
  • 청소 업무분담이 처음으로 정해졌는데 나는 공기청정기 청소였다. 그냥 가끔 필터에 있는 먼지만 털고 오면 되는거라 다른 업무들에 비하면 개꿀
  • 그리고 분리수거를 맡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엄청 힘들다고 했고 저녁먹고 다시 나가야된다고 했고 그 이후로도 틈만나면 불려가서 분리수거를 했다.

1/28 목요일

  • 오늘부터 코호트 격리 본격 해제되어 아침점호를 연병장에서 진행하고 밥도 식당에서 먹기 시작했다. 아침에 점호하고 밥만 먹었는데도 2 시간 반이 걸렸다.
  • 군대에서는 뇌를 꺼야된다고 하는데 뇌를 끄는 건 어렵다.
  • 아침에 집합해서 대기하는데 옆으로 퇴소하는 사람들이 지나갔다. 부러웠다.
  • 수류탄 교육은 야외 수류탄 교육장에서 진행했다. 사격장처럼 멀지는 않고 10 분정도 거리였다.
  • 실제 수류탄은 사용하지 않고 연습용 수류탄만 4 번 던진다.
  • 그 전에 수건을 이용해서 실습을 하는데 어깨푸는 거 말고는 무슨 의미인가 싶었다.
  • 수건가지고 연습을 하면서 실습 기다리는데 눈이 오기 시작했다. 진짜 개 펑펑 내리기 시작. 미친듯이 내림
  • 기온도 엄청 낮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개추웠다. 심지어 마지막 실습조라서 청소까지 하고 복귀하게 되었다. → 생활관 사람들이 짜증내고 툴툴거려서 더 힘들었다.
  • 복귀해서 점심먹으로 갈 때는 판초우의를 입었는데 지난번에 입은 이후로 세탁은 따로 없어서 냄새가 족구렸다
  • 밥 먹으로 가니까 배식분대와 설거지분대가 있었는데 엄청 힘들어보였다.
  • 오늘부터 화장실, 세면실 이용이 자유롭다. 그리고 어디 갈때는 전우조 체제로 3 명 이상씩 다녀야한다.
  • 오후에는 심폐소생술과 구급법(지혈대) 수업을 진행했는데 생활관에서 했다. 오랜만에 생활관에서 교육을 진행하니까 개꿀
  • 수업 끝나고 중대장이 중대 전체를 소집해서 소개를 하고 소원수리를 했다. 중대장이 휴가갔다와서 코호트격리중인 부대에 들어오지 못하고 재택근무를 하다가 이제서야 만나게 된 것.
  • 생활관 밖에 있는 목욕탕을 처음으로 이용했는데 샤워하려고 너무 많이 이동해야되고 샤워장도 좀 불편해서 아쉬웠다.
  • 1 월생일인 사람들에게 케잌을 한판씩 불출해서 나눠먹었는데 모카케잌이었는데 개맛있었다.
  • 관물대 옷걸이에 에어드레서가 들어가있으면 좋지않을까 하고 망상을 해보았다.

1/29 금요일

  • 오늘은 각개훈련날
  • 오전에는 엄폐자세와 포복자세를 포함해서 각개 기본을 배웠다.
  • 너무 추워서 힘들었다. 진짜 개씹추움
  • 각개는 PT 를 받는 기분이 들었는데 한세트씩 할때마다 숨이 너무 찼다. 그래도 PT 보다는 덜 힘든 강도
  • 그래도 분대 사람들 대부분이 열심히하고 분위기가 꽤 좋았다
  • 오후에는 완수신호, 탄창교체 수업과 평가를 진행했다. 평가 받아야 되는 내용들을 가지고 시나리오를 직접 짜서 봐야되는 거라서 약간 분위기가 안좋아짐. 오전 훈련 때문에 피곤해져서인듯
  • 나도 오후수업은 너무 피곤 + 현타로 계속 정신이 딴데 가있었다. 다행히 훈련이 간단했음
  • 오후 수업은 짧게하고 4 시반쯤 끝나서 생활관으로 복귀했다.
  • 처음으로 PX 를 이용했다. 달팽이 크림 2 개, 천하장사 소세지, 가나초콜릿, 새콤달콤을 샀다. 더 많이 살 수 있는데 부식이 너무 많이나와서 별로 먹고싶은게 없었다. 월요일에 또 보내준다고 함
  • 각개 포복하다가 오른쪽 엉덩이-허벅지 쪽에 근육이 뭉쳐서 그 이후로 계속 뻐근했다. → 근데 신기하게 옆 자리 형도 똑같이 같은 부위가 아파서 같이 타이레놀을 먹었다. 타이레놀을 먹을 생각은 못했는데 약사형이 타이레놀 신봉자라서 따라먹었다. 약사인데 약은 타이레놀만 먹는 형이었다. 이럴때도 타이레놀을 먹으면 되는구나를 깨달았고 먹으니까 안아파서 편했다.
  • 각개수업 끝나고 생활관에 들어오니까 흙먼지가 존나 많았는데 옷에 묻은것들을 제거할 수도 없고 빨 수도 없어서 좀 답답했다.

1/30 토요일

  • 드디어 주말! 너무 춥다고 아침점호는 실내에서 진행했다.
  • 오전에는 계속 쉬고 책 읽었다. 오랜만에 쉬면서 책읽으니까 기분좋았음
  • 점심먹고 전화를 했다. 연말정산 기간 물어보려고 회사사람한테 했는데 이미 끝났다.
  • 왕좌의게임을 다읽었다.
  • 점심 배식 줄에 서있었는데 누가 배지민을 아냐고 물어봤다. 알고보니 지민이 남자친구였고 들어오기 전에 내가 훈련소 간다는걸 지민이가 인스타로 보고 같이 얘기한 것 같았다. 신기했다. 이름을 외우려고 외웠는데 문씨인거 말고는 까먹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인사못함. (긴가민가 하는 계속 마주치는 이름이 하나있었는데 나중에 나와서 물어보니까 아니었다 ㅋㅋ 말걸었으면 큰일날뻔)
  • 지낼수록 느껴지는 것 중 하나는 전문연 하길 잘했다는 생각. 오기전에는 그냥 1 년반 현역으로 갔다오는것도 괜찮지 않았을까에 대한 의문이 늘 있었는데 그런 생각이 없어졌다. 군대는 절대 사람을 혼자 둘 수 없고 대부분의 시간을 많은 사람들과 단체생활을 하며 개인시간을 최대한 없앤다. 스무살이 넘으면서 개인공간을 갖게되고 그곳에서 보내는 개인시간들.. 나는 그게 거의 물이나 공기만큼 꼭 필요한 사람이었다.
  • 저녁먹고 스케치촬영을 했다.

1/31 일요일

  • 아침점호를 하고 연대 주변을 적당히 걸었다. (뜀걸음 안함)
  • 종교활동을 외부에서 한다고 했는데 20~30 분 정도 걸어가야된다고 해서 그냥 무교로 잔류하기로 했다.
  • 귀가수단 조사를 했는데 귀가수단은 자차, 도보, 택시가 있다. 자차는 충성주차상을 이용하는 것이고 택시는 택시를 타고 터미널까지 가는 것이다.
  • 나는 도보를 선택했다.
  • 마지막 전화를 했는데 소리가 너무 작아서 잘 안들렸다. 잘 들리는 전화기를 기억해놨다가 계속 그 전화기를 쓰는게 좋을 듯 하다.
  • 몇 일 안남아서 그런지 전화나 PX 이용이 덜 달콤해졌다.
  • 생활관 복도에 있는 책꽂이에서 정유정 <종의 기원> 을 뽑아와서 읽기 시작함. 재밌었다.

2/1 월요일

  • 새벽에 비가 많이와서 연병장이 진흙탕이 됨
  • 아침 조깅은 선택이었다.
  • 74 번 훈련병이 뜀걸음을 하다가 무릎 인대가 나간 것 같다. → 훈련소에서는 절대 다치면 안되는것같다. 아침에 다쳤는데 의무대를 신청해서 가려면 오후 2 시에 가야되는걸로 되었으며 그전가지는 다친다리로 점심먹으러가고 해야되서 상황이 악화됐다. 막상 의무대를 가서도 대단한 조치를 취해주는 것도 아니고 제대로 된 엑스레이나 그런 검사는 사회 나가서 하도록 권유되었다.
  • 각개는 오전에는 풀 시나리오를 계속 돌면서 연습했다. 연병장이 진흙탕이라 온 몸이 흙투성이가 되고 너무 힘들었다.
  • 그래도 오후에는 평가만 진행했는데 한 번에 통과해서 빠르게 3 시정도에 복귀했다.
  • 대신 흙투성이 옷, 장구들을 정리하는데 오후, 저녁 시간을 다 보냈다.
  • 그 와중에 PX 를 두 번째로 이용했다. 과자가 너무 싸서 집에 가져갈 과자들을 샀다. 프링글스 1160 원, 도리토스 큰봉지 1090 원, 오감자 960 원, 폼클렌징, 휴족시간, 달팽이크림을 추가로 샀다. 74 번에게 줄 위로의 도리토스도 샀음
  • 오늘은 배식분대 업무를 맡아서 총 세 끼동안 배식 업무분담을 했다. 나는 짬틀 담당이었는데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쉬운 편이었다. 내일부터 나갈때까지는 세탁실 청소인데 화장실 청소 안걸려서 다행이다.

2/2 화요일

  • 오늘은 행군의 날!
  • 행군 출발 전에 핫브레이크, 트윅스, 포카리스웨트를 나눠줌
  • 나는 완전군장을 하지않고 단독군장으로 했다. 허리랑 골반이 좀 아프다고 했다. 사실 아프진않았고 완전군장을 하면 아파질 것 같았다.
  • 11~12km 정도 되는 거리를 걸었다. 20~30 분 걷고 조금 쉬고를 반복
  • 장구를 세척하고 말리고 하는데 너무 피곤해서 힘들었다.
  • A 급 전투복을 지급받았다.
  • 행군하고와서 약간 절여져있는데 계속 짜잘짜잘하게 뭘 시켜서 힘들었다.
  • 계속 총기손질 시키다가 10 시 넘어서 취침함
  • 알고보니 우리가 2 주 코호트 격리를 하는 첫 기수라고 했다. 원래는 1 주정도만 격리했다고 함

2/3 수요일

  • 점호하고 밥 먹고와서 짐싸기 시작
  • 관물대 정리하고 점심먹고 총기반납
  • 체력측정을 했다.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를 하고 달리기는 열외를 신청했다.
  • 딱히 합격해야되거나 하는 기준은 없었고 적당히 개수를 맞추면 된다.
  • 계속해서 쓰레기를 버리고 옷을 반납하고 짐을 싸고 반복

2/4 목요일

  • 드디어 퇴소!
  • 아침에 마지막으로 쓰레기버리고 활동복 반납함
  • 8 시 20 분쯤 핸드폰을 받고 출발!
  • 나는 도보를 선택해서 연무문을 지나 연무문과 연무대고속버스터미널 중간쯤까지 인솔을 받아 도보로 이동했다.
  • 해산하고나서 적당히 전화해서 만남
  • 주차장이 엄청 크고 복잡해서 이렇게 만나는게 더 나을 것 같았다.
Published 15 Aug 2021

안녕하세요, 오현석입니다.